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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사진 25개

영화 <코다CODA> 리뷰: 음악과 아름다운 수어가 함께하는 가족 영화

by 태라 Taera 2022.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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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

24/7 함께 시간을 보내며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을 세상과 연결하는 코다 '루비'는 짝사랑하는 '마일...

movie.naver.com

 

출처: 다음영화

 

 

CODA
=
Child Of Deaf Adult


 

영화 <코다CODA>

 

 나는 어린시절부터 독특한 취향의 소유자였다. 애니메이션이나 환타지 세계를 그린 이야기가 친구들의 관심을 사로 잡을 때도 나는 이상하게 힘든 상황에 빠진 주인공이 다시 성장하고 일어서는 내용이나 장애 관련 소재가 들어간 스토리에 지나치게 흥미를 느꼈다. 심지어 초등학교에서 장애인의 날 특집으로 보여준 한 애니메이션을 아직도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농인'을 등장시킨 드라마나 영화는 어린 나에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나가왔다. 지금 생각하면 소리가 배제된 나는 경험할 수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인물의 세계와 감정이 궁금해서 그렇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난 그들이 하는 수화와 몸짓에 궁금증과 많은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수화를 접하거나 배울 일이 생기면 언제나 적극적이였고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물론 지금도 수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내 이름 정도는 수화로 소개할 수 있다. 

 

아. 

앞에서는 내가 습관적으로 '수화'라는 표현을  썼는데. 최근에는 2016년 한국어 다음으로 2번째 법정 공용어가 되면서 언어의 의미가 더 강화된 '수어'라는 단어를 더 사용하는 추세다. 

 

 

제 2의 '미라클 벨리에'?

 

 유튜브 리뷰 영상을 통해 이 영화를 처음 접했다. 그런데 어딘가 많이 익숙한 내용이였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 <미라클 벨리에>와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미라클 벨리에>출처: 다음영화

배우들의 연기와 앙상블 그리고 스토리가 정말 훌륭했던 나의 인생 영화 중하나다. 영화 '코다'는 이 '미라클 벨리에'와 전체적인 플롯과 인물 구성이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치즈 공장과 어부라는 설정만 다르고 거의 유사했다. 알고보니 프랑스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라고 한다.

 

 사실 이 리메이크작이라는 것에 대해서 처음에는 어의가 없었다. 자막 보는 것을 싫어하는 영미권의 특성상 또 '이미 훌륭한 작품을 또 리메이크를 했구나.' 하는 아쉬움에서다. 사실 프랑스 원작은 이 영화의 원작인 책을 쓴 작가의 자전적인 스토리도 굉장히 많이 담겨있기도 하고 이미 호평을 너무나도 많이 받은 작품인데 또 리메이크를 할 필요가 있나 싶었다. 그래서 내가 원하지 않아도 자꾸 '코다'를 보면서 프랑스 원작과 비교를 하면서 보게 됐다. 

 

 

굉장히 미국적인, 미국 가정의 이야기

 

출처: 다음영화

 

 미국이란 나라는 음식이든 모든것들을 기본적으로 미국화를 잘하고 국민들도 이에 익숙하고 당연시 하는 것 같다. 미국인이 아닌 제 3국 출신인 내가 느끼기에는 어찌보면 이민국가며 다문화를 상징하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과는 다르게, 보통의 미국 사람들은 전형적인 미국 스타일만 고집하고 그 외에 바깥 세상이 어떻게 돌어가는지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그 중 한가지가 해외의 좋은 작품을 미국화하여 리메이크 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상하게. 유독 미국이 리메이크 한다고 하면 일단 색안경을 바라보게 되는게 나의 고정관념 중 하나다. 이미 좋은 작품을 더 건들여서 뭐 할까? 있는 그대로를 미국 사람들도 인정하고 미국 밖의 세상도 영화라는 장르를 통해서 맛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 강하게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코다'를 보고 이에 대한 생각이 많이 누그러졌다.  

 

 솔직히 말해서 굳이 프랑스 원작과 미국의 '코다'를 비교하자면 프랑스의 승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몇 번을 곱씹어보면 '코다'만의 매력도 많아서 내 선택이 맞는 것일까 다시 고민하게 만드는 묘함이 있다.

 프랑스 원작을 보고 느꼈던 것은. 그냥 한 가족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주인공 빼고 모든 가족이 농인이라는 것이 남는 것이 아니라. 꿈을 찾아 떠나는 주인공과 어리기만 하다고 생각한 내 자식이 이제 내 품을 떠나는구나를 깨닫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자식의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와 가족들의 이야기라는 점만 남는다. 

 

 이는 '코다'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니다 미국 '코다'에서는 주인공 딸의 성장 뿐만 아니라. 부모도 자식이 성장함에 따라 함께 성장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농인 사회에서만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청인 사회에 더 적극적으로 그들과 섞여 생활하는 모습이 잘 그려져있다. 즉 부모의 성장에 관한 내용도 감독이 담아내고자 한 의도가 느껴졌다. 그리고 이는 농인 가정이라서 특별한 것이 아니라 미국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국가와 상관 없이  모든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처럼 그려졌다. 그저 그 가정의 주 언어가 수어일 뿐이다. 

 

탄탄한 농인 배우 커뮤니티

 예를들어 생각해보자. 우리나라에서 '미라클 벨리에'를 리메이크 한다면 주인공의 농인 가족들 역할은 누가 맞을 수 있을까? 

모두 보통인 건청인 배우들이 영화 제작을 위해 수화를 배우고 대사 위주의 수화를 혹독히 훈련하여 촬영에 임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 '코다'는 달랐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다양한 인종 뿐만 아니라 장애를 가진 배우들도 많이 있는 나라다. 장애라는 것이 불편함이 아니라 배우로서 하나의 특징이자 정체성로 가져오며 본인들을 PR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원작의 흑인 역할은 흑인 배우가 해야한다는 주장처럼 장애가 있는 역할은 장애가 있는 배우가 해야한다는 의견이 이제는 더 받아들여지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 그래서 얼마전 뮤지컬 '위키드'를 영화화한다는 오디션에 주인공 여동생 역할에 장애가 있는 배우를 모집한다는 공고와 꼭 그런 배우를 써야한다는 주장을 담을 의견들을 본 적이 있다. 

 

특히나 농인 배우의 숫자가 많으며 전문적인 농인 극단들도 있고 그들의 커뮤니티가 굉장히 강하다. (미국 농인 커뮤니티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넷플릭스 <데프U> 리뷰를 해보겠다.) 그래서 그런지 이미 미국에는 유명 농인 배우들이 꽤 있다. 이 영화의 엄마, 아빠를 맡은 배우들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다. 

 

출처: 다음영화

 프랑스 원작에서는 건청인 배우들이 농인 역할을 했다. 그래도 그들의 연기는 훌륭했다. 하지만 미국 영화에서는 농인 배우들이 농인 역할을 했다. 이는 실제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미묘한 그들의 심리와 세계를 더 디테일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수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 그들의 언어로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는 주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농인 배우로 활동하시는 분을 유튜브에서 본 기억이있는 것 같다. 나는 우리나라 장애인 극단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미국처럼 장애를 가진 배우들의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고 그들의 입지가 탄탄해진다면 다양한 역할의 캐릭터와 배우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출처: 다음영화

 

 

음악이 주된 영화 그런데....... 쫌..........

  

 이 영화의 주된 플롯은 노래를 좋아하는 한 소녀가 가수라는 그녀의 꿈을 위해 가족의 품을 벋어나 성장한다는 이야기다. 즉, 주인공을 설명하기 위해 음악이라는 요소가 빠질 수가 없다. 프랑스 원작은 아무래도 원작자의 자전적 스토리가 들어가기 때문인지 노래며 여러 음악적인 요소들이 너무나도 잘 어우러져 있었다.

 

 그런데 미국 '코다'는...........

 

 아무래도 이는 리메이크 영화의 한계일 수도 있다. 극 초반 콘서트를 위해 노래 연습하는 부분이 음악에 대한 존재감이 떨어지고 마지막 학교 오디션 부분에만 음악적인 에너지를 쏟아부은 것 처럼 느껴졌다.

 마지막 학교 오디션 장면에서도 프랑스 원작은 영화 전반적인 이야기를 모두 담은 내용의 노래였다. 주인공 딸 뿐만 아니라 이를 바라보는 부모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와 같은 메시지가 함께 담겨있어서. 이런 내용의 노래를 처음 알게 된 부모는 딸의 노래를 보면서 함께 울고 웃는다. 

 

 그런데 코다에서는 그런 가족적인 메시지 보다는 주인공 한 소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난 이제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으니 이를 응원하고 지지해달라는 이야기. 이 영화의 전체 가족이라는 주제를 모두 품지 못한 장면이라 아쉽다.

 

 

출처: 다음영화

 

 

 

배우 트로이 코처의 아카데미 수상!!

 

 사실 이 영화가 아카데미를 수상해서 이 리뷰를 쓴 것은 아니고...... 예전부터 쓰려고 임시 저장만 하다가 이제야 쓰게된 글이다..... 절대 그 코인을 타려고 쓴 글이 아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버지 역의 트로이 코처의 연기가 눈에 띄지 않았다. 이 의미는 이질적이거나 과장되거나 이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냥 일상 생활 속의 아빠와 대화하는 딸의 모습 같았다. 그래서 인지 더 호평을 받은 것 같고, 문화적 다양성을 일부러 강조하고자 하는 아카데미의 의도와 맞물려 남우조연상의 영애까지 가져온 것 같다. 

 아카데미가 일부러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는 이 수상이 영화 역사 전반에 굉장히 의미있고 앞으로도 자주 보여져야할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이 리뷰는 쑤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담은 내용입니다.

따라서 맞지 않은 내용이 담겨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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