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마지막 주이자. 올해 2023년의 마지막 주가 지나가고 있다. 그 이야기는 언능! 빨리 마지막 영화 한 작품 더 감상문을 써야 한다는 소리이다. 지난 영화 '괴물' 리뷰도 감상한지 거의 2주 만에 겨우겨우 감상문을 작성하였는데. 혼자 장시간 영화 볼 엄두가 나지 않아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는 OTT 서비스에서 '단편영화'를 검색했다. 그중 상단부에 등장한 영화 '산나물 처녀' .
이 밝고 명랑하고 순수한 느낌의 포스터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리고 윤여정 배우님과 정유미님의 조화라니. 그리고 조그맣게 보이는 안재홍?!!! 와, 이 세 배우의 조화가 일단 너무 궁금했다. 그리고 러닝타임 28분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30분 만에 어떻게 그들의 매력을 전부 담을 수 있을까? (포스터 우측 상단에 12세 이상 관람가라는 글씨도 너무나도 귀엽다.)
강렬하지만 웃음 가득한 첫 등장
포스터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영화는 전반적으로 굉장히 순박하다. 대사 하나한 시골의 정겨움과 순박함이 묻어있고 그것을 조화롭게 배우들이 잘 살려냈다. 이와 동시에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나의 폭소가 쏟아지는 부분이 30분 동안 촘촘하게 얽혀있었다.
70세 노처녀 순심이는 짝을 찾아 미지의 행성에서 지구로 왔다. 그래서 어찌어찌하다가 지구에서 10년 째 산나물을 캐며 남자를 기다리는 달래를 만나 지구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내가 앞에서 배우들의 매력이 어떻게 담길지 궁금하다고 언급했지만. 역시나 영화는 연출가의 의도와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 더 주가 되는 작품 형식인 것 같다. 베테랑 배우들이 다소 난해할 수 있는 연출의 그림을 다양하고 재미있게 표현해 주어 장면 하나하나가 살고 정말 처음부터 끝나는 그 순간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순심과 달래의 대사 일부분은 연기 스터디 멤버들과 한번 해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70대 여성이 그것도 조금은 색다른,다른 별에서 온 독립적이고 당찬 노처녀가 주인공인 이 영화 '산나물 처녀'. 영화 플롯이 현실을 그리고 있지는 않지만 이 캐릭터에 담고자 하는 의미가 많아 보였다. 관객으로서는 이것을 단순히 웃고 넘길 수 있는 장면들이었지만 영화학도인 내 입장에서는 감독의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았다. 실제로 김초희 감독이 재래시장에서 나물을 팔고 계시는 할머니를 보고 이 영화는 시작되었다고 한다.
역시 윤여정 배우님!
점점 배우로서 나이를 먹을수록 롤모델로 두는 배우들이 바뀐다. 20대 초반에는 그저 빛나고 스타인 사람들이 목표고 우상이었다면. 연기에 대해서 하나하나 더 알아갈 수록 나이가 지긋하신 배우분들을 우러러보며 그들과 같이 얼굴의 주름살이 가득해도 연기할 수 있는 배우를 꿈꾼다. 그런 의미에서 윤여정 배우님은 나의 오랜 롤모델이시다. 오스카상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라 배우로서 꾸준히 활동하시고 계속 성장을 하시는다는 것이 존경스럽다.
그러한 그녀의 매력은 이 영화에서도 정말 가득했다. 기성세대 배우로서는 받아들이기 조금 난해한 감독의 요구였을 수도 있는데 배우로서 이를 역시나 훌륭하게 표현하셨다.
감상문을 쓰기 위해 영화에 대한 조사를 하다가 이 작품에 대한 리뷰를 쓰신 글을 몇 개 접했다. 유튜브 리뷰도 그렇고 B급 감성이라고 표현한 리뷰들이 많더라.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가볍게 'B급 감성의 영화인가?'라고 생각을 했지만 이 감상문을 쓰면서 생각을 바꿨다. B급 감성 영화인 척하는 인생의 지혜를 담은 영화라고 하고 싶다. 우리도 무슨 일이 있어도 영화 속 순심이처럼 당차게 독립적으로 앞으로 계속 나가면 어떠한 슬럼프와 역경이 와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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